[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국민행복기금에 가린 미소금융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출 실적이 전년보다 10% 넘게 감소한데다 올해 1분기 실적도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올해 대출을 지난해보다 20% 늘린다는 계획이다.

2011년 상반기 1475억4000만원, 하반기 1631억원으로 총 3106억4000만원을 지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11.5% 줄어든 것이다. 올 1분기 대출실적은 640억원에 그쳤다.
미소금융중앙재단 관계자는 "2011년말 국회에서 차량대출 쏠림현상을 지적해 생계형 대출을 위한 1톤 미만 차량대출을 대폭 줄인 까닭에 지난해 대출이 감소했다"며 "대신 비차량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성장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자평과 달리 미소금융 역할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주하 서강대 교수는 지난 22일 금융 대토론회에서 "미소금융은 대기업·은행·미소금융중앙회로 운영되다보니 구조적으로 신용정보의 축적과 공유가 어렵고 리스크관리가 어렵다"며 "차량담보대출에 의존하는 등 구조적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지원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지원을 기대하는 서민들의 관심이 국민행복기금에 집중되면서 미소금융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소금융재단 관계자는 "국민행복기금은 부채 때문에 자산이 마이너스인 사람의 부채를 탕감해 주는 것인 반면 미소금융은 자산이 제로(0)인 사람에게 시드머니(종잣돈)를 줘서 재기를 돕는 것이므로 대상과 지원방식이 다르다"며 미소금융의 존재 이유를 역설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자리가 두달째 공석인 것도 재단 운영의 리스크로 지적되고 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월20일 재단 이사장에서 사임한 후 이사장 자리는 여전히 비어있다. 재단으로서는 영향력 있는 회장을 통해 서민금융지원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구심점을 잃은 셈이다.
현재 이사장직은 미소금융재단 이사 13명 중 최고 연장자인 김공진 전 은행연합회 부회장이 대행하고 있다.
미소금융 관계자는 "최근에는 이사장 하마평조차 돌고 있지 않다"며 "이사장 자리가 보수는 없고 욕 먹는 자리다보니 오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행복기금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정권의 대표적 서민금융정책이었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자리에 나설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금융권 중론이다.
미소금융은 지난해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20% 대출을 확대해 대출지원 규모를 33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경우 미소금융 누적 대출규모는 지난해 말 7600억원에서 올해 말에는 1조900억원으로 늘어난다.
실제로 일부 은행권 미소금융재단은 하반기 출연금과 지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517억원의 미소금융 대출실적을 기록한 KB미소금융재단은 올해 미소금융 대상자 발굴을 통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1일 미소금융 지원 500억원을 돌파한 신한미소금융재단은 올해 출연금을 7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며 우리미소금융재단도 올 하반기중 추가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미소금융재단과 우리미소금융재단은 4월26일 현재 각각 215억9950만원(1684건), 420억원(2910건)의 미소금융 대출실적 기록했다.
한편 미소금융 연체율은 지난해 6월 말 3.1%에서 12월 말 5.8%로 상승했으며 올 3월말 현재 6.8%로 나타났다.
미소금융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진 것이 연체율 상승의 주 원인으로 보인다"며 "세계 마이크로크레딧(무담보 소액신용대출) 평균 연체율이 8.9%인 점을 감안하면 미소금융 연체율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