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빛 전망에 연고점을 잇따라 돌파하며 상승 랠리를 펼치던 국내 증시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유동성의 힘이 시장을 받쳐줄 것이란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코스닥에서 시작된 조정 우려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는 월가 격언처럼 시장에서 거리를 둬야 하는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87포인트(0.46%) 떨어진 2147.67에 마감하며 사흘째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0.37% 약세로 마감하며 700선 회복에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에 비해 시장 가격이 싸지 않은데다 전통적으로 5월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점도 신중론에 무게를 싣는 배경이 되고 있다.

전통적 약세장인 5월을 앞두고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수위는 논쟁이 있는 미국 나스닥 버블 공방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도 현재 10년 평균(9.7배)을 넘어서 약 11배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기관에 이은 외국인까지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나흘째 약세를 보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날 엔화대비 원화가 7년2개월 만에 800원대로 집입하는 등 최근 계속되는 원화 강세 현상이 수출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악재다. 악화된 1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바닥을 확인했다는 기대감에 반등했던 자동차 관련주들도 다시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증권시장에서는 여전히 5월 증시에 대해 낙관적 의견을 고수하는 의견이 많다. 유진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은 5월 코스피 예상밴드를 각각 2100~2200, 2090~2220선으로 제시했다.
유로존 양적완화, 미국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 후퇴 등으로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개선된 데다 국내 기업들 이익 전망치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게 낙관론의 주요 배경이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유동성 랠리가 장기간 지속됐던 지난 2003년(3월17일~2004년 4월27일)과 2009년(3월3일~9월23일)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각각 약 26조원으로 올해(1월6일~4월24일)의 7조원을 크게 웃돈다. 그만큼 외국인 수급 과열을 논하긴 아직 이르다는 설명이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09년에 지수 상승과 함께 외국인 순매수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었는데 기업이익이 주요 트리거였다"며 "올해 이익추정치도 2월을 기점으로 4.2% 상향조정됐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코스피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가 각각 141조원, 109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 대비 각각 2.5%와 2.3% 높아진 것이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