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10일 오전 현대제철(004020)당진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가스 누출로 인한 산소 부족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대제철이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무리한 작업지시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11건의 사망사고 중 대부분이 올 9월 완공예정인 3고로 현장에서 발생했고, 새벽까지 작업이 계속됐다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된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기존 설비공사에 따른 보수작업을 끝내고 10일 완공할 예정이었다.
노동계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새벽에 밀폐된 공간에서 하는 위험한 작업을 지시했다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연이어 발생한 사고에도 여전히 현대제철의 안전관리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철 구조물 해체작업을 하다 쓰러진 철 구조물에 깔려 1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11월에는 작업 발판 붕괴로 인한 추락사 등으로 3명이 잇따라 숨졌다.
올 3월에는 중노동에 의한 과로사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현장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망 노동자는 2월 중 보름 이상을 밤 10시까지 근무했다.

◇10일 오전 1시40분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협력사 근로자 5명이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제공=현대제철)
한편 이날 사고는 새벽 1시40분쯤 충남 당진시 송악읍 고대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전로에서 보수작업을 벌이던 중 일어났다.
지름 5m, 깊이 8m의 전로 안에서 내부 보수작업 장비를 철거하던 중 내화물 전문 시공업체인 한국내화 소속 근로자 5명이 쓰러졌고, 이들은 아르곤 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대 남모씨를 비롯해 30대 근로자 2명과 40대 근로자 2명 등 5명은 현대제철 자체소방대 구급차와 119소방대에 의해 당진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아르곤 가스는 용접할 때 주로 사용되는 가스로 공기보다 무거워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는 질식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체로는 독성이 없어 2차 피해 우려는 없다.
지난 1월에도 경남 고성시 한 조선소에서 아르곤 가스가 누출돼 용접작업 중이던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날 현대제철은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고로 사망한 한국내화 직원의 모든 가족, 친지분들께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점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